이가 흔들리다 쑥 빠지는 꿈, 손에 이가 우수수 떨어지는 꿈을 꾸고
검색해서 들어오셨을 겁니다. 그리고 아마 어딘가에서 이런 말을
들으셨겠지요. "이 빠지는 꿈은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생긴다더라."
그 말부터 내려놓으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가 빠지는 꿈을 꾸었다고 해서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저희는 그런 식으로 풀이하지 않습니다. 겁내실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이 속설이 이렇게 널리 퍼진 데에는 까닭이 있습니다. 이가
빠지는 꿈이 워낙 흔하기 때문입니다. 아주 많은 사람이 꾸는 꿈이다 보니,
살면서 겪는 온갖 일과 우연히 겹치는 경우도 그만큼 많았던 것이지요.
겹친 경우만 이야기로 남아 전해지고, 아무 일 없이 지나간 수많은 밤은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러니 마음을 가라앉히시고, 어떤 꿈이었는지 차분히 짚어 보시지요.
먼저, 몸 쪽 설명부터
이가 빠지는 꿈에는 의외로 단순한 설명이 여럿 있습니다.
- 잘 때 이를 악물거나 갈고 계신 경우. 자는 동안 턱에 힘이 들어가면
그 감각이 꿈속에서 '이가 흔들린다'는 장면으로 나타나곤 합니다.
- 치과 치료를 앞두고 있거나 막 받으신 경우. 잇몸이 시리거나 입안이
불편한 날에는 그 느낌이 그대로 꿈에 옮겨 붙습니다.
- 어금니가 아프거나 잇몸이 부은 때. 낮에는 참고 지나쳤어도 몸은
기억합니다.
그래서 이 꿈을 자주 꾸신다면, 해몽보다 먼저 권해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오래 미루신 치과 진료가 있다면 한번 받아 보세요. 저희가
진단을 드릴 수는 없지만, 입안이 편해지고 나면 이 꿈이 뜸해졌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옛 풀이는 어떻게 보았나
옛 해몽책에서도 이가 빠지는 꿈은 자주 다루어졌습니다. 다만 한 갈래로
보지 않았습니다. 대체로 '내게 붙어 있던 것이 떨어져 나간다'는
뜻으로 읽었습니다. 이는 한번 나면 평생 쓰는 것이니, 붙박이로 있던
무언가를 상징한다고 본 것입니다.
그 '떨어져 나가는 것'은 사람일 수도, 자리일 수도, 습관일 수도 있습니다.
나쁜 쪽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옛 풀이 가운데에는 이가 빠지고 새 이가
돋는 꿈을 묵은 것이 가고 새것이 온다는 뜻으로 좋게 본 대목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번 더 말씀드립니다. 어떤 옛 풀이도 사람의 일을
미리 정해 놓지 못합니다. 해몽은 앞일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마음에 걸리는 것이 무엇인지 비춰 보는 거울에 가깝습니다.
어떻게 빠졌는지에 따라
| 꿈에 나온 모양 | 대체로 보는 뜻 |
|---|---|
| 흔들리기만 하고 안 빠짐 | 마음에 걸리는 일이 아직 정리 전이라는 뜻으로 봅니다 |
| 하나가 툭 빠짐 | 놓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는 쪽으로 읽습니다 |
| 우수수 여러 개가 빠짐 | 한꺼번에 여러 일이 겹쳐 있을 때 자주 꾸십니다 |
| 빠진 자리에 새 이가 남 | 묵은 것이 가고 새것이 온다고 좋게 봅니다 |
| 피가 나지 않았음 |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가볍게 지나간다는 쪽입니다 |
| 빠진 이를 손에 쥐고 있었음 | 아직 놓지 못한 미련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합니다 |
| 앞니가 빠짐 | 남에게 보이는 자리, 체면 쪽 일로 읽어 왔습니다 |
| 어금니가 빠짐 |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담 쪽으로 봅니다 |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느 칸에도 무서운 말은 없습니다. 옛 풀이를
찬찬히 살펴도 그렇습니다. 겁을 주는 쪽은 대개 나중에 이야기로 덧붙은
부분입니다.
왜 이런 꿈을 꾸나
몸 쪽 까닭을 빼고 보면, 이가 빠지는 꿈은 무언가를 잃을까 마음 쓰는
때에 잦습니다. 이는 씹고 말하는 데 쓰는 것이니, 내 힘이나 내가 해내던
몫과 이어져 있다고 옛사람들은 여겼습니다. 그러니 이가 빠지는 장면은
"내 몫을 못 해내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모양을 갖춘 것으로 읽습니다.
실제로 일이 몰리는 시기, 사람 앞에서 말할 일이 많은 시기,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기 시작한 무렵에 이 꿈을 꾸셨다는 분이 많습니다.
헤어짐이나 이사처럼 곁에 있던 것이 떠나간 뒤에 꾸시기도 합니다.
그럴 때의 이 꿈은 불길한 예고가 아니라, 마음이 그 일을 아직 소화하는
중이라는 표시에 가깝습니다.
적으실 때 이렇게 해 보세요
저희가 하는 일은 적어 주신 글에서 꿈의 조각들을 골라내는 것입니다.
조각이 많을수록 그림이 또렷해지니, 아는 대로 길게 적어 주세요.
같은 꿈이라도 이만큼 달라집니다.
이 빠지는 꿈 꿨어요. 무섭습니다.
이렇게 적으시면 '이 빠짐' 한 가지만 남습니다.
거울 앞에서 앞니를 만졌는데 흔들리더니 손바닥에 툭 떨어졌어요.
피는 안 났고 아프지도 않았는데, 빠진 이를 어디에 둘지 몰라
계속 쥐고 있다가 깼습니다.
이렇게 적으시면 거울, 앞니, 흔들림, 피가 없던 점, 쥐고 있던 점까지
짚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아팠는지, 피가 났는지, 깨고 난 기분이
어땠는지는 이 꿈에서 풀이가 갈리는 대목이라 꼭 적어 주시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
이 글에서 가장 드리고 싶었던 말은 하나입니다. 이가 빠지는 꿈은
겁내실 꿈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나쁜 일이 생긴다는 뜻으로 읽지
마세요. 그렇게 볼 근거는 없습니다.
해몽을 정답처럼 받아들이지는 말아 주세요. 옛 풀이도 여러 갈래이고,
지금 겪고 계신 일에 따라 같은 꿈이 다르게 읽힙니다.
이 꿈을 꾸셨다면 두 가지만 해 보시면 어떨까요. 하나는 요즘 놓치기
싫어 꽉 쥐고 계신 것이 무엇인지 떠올려 보시는 것. 다른 하나는
미뤄 두신 치과 진료가 있다면 한번 다녀오시는 것. 둘 다 무서운 속설을
붙들고 계시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일입니다.
숫자도 같은 뜻으로 보아 주세요. 꿈에 나온 것들을 옛 풀이에 맞춰
옮긴 것이라, 무엇을 약속하지는 않습니다. 오늘의 재미 정도입니다.
놀라서 깨셨더라도, 오늘 하루는 평소처럼 지내셔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