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꿈은 유난히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깨고 나서도 파도 소리나 짠 냄새가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바다는 넓고, 끝이 보이지
않고, 내 힘으로 어찌해 볼 수 없는 자리입니다. 옛 풀이에서 바다를
내가 감당해야 할 큰 흐름에 견주어 온 것도 그래서입니다.
같은 바다라도 뜻은 꽤 갈립니다. 바다를 떠올리실 때는 이 세 가지를
먼저 짚어 보세요.
- 바다가 잔잔했는지, 거칠었는지
- 나는 바닷가에 서 있었는지, 물에 들어갔는지, 배 위에 있었는지
- 바다가 무섭게 느껴졌는지, 시원하게 느껴졌는지
특히 마지막 것이 중요합니다. 바다 꿈은 장면보다 그때의 기분이
풀이를 갈라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잔잔한 바다 — 마음이 가라앉은 자리
바람 한 점 없이 수평선이 반듯한 바다, 해가 뜨거나 지며 물빛이 고운 바다는
예부터 좋은 쪽으로 풀이해 왔습니다. 하던 일이 무리 없이 흘러가고,
사람 사이도 시끄럽지 않겠다는 뜻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잔잔한 바다를 보면서도 마음이 허전하고 쓸쓸하셨다면 결이 다릅니다.
그럴 때는 요즘 크게 부딪히는 일은 없지만 어딘가 심심하고 힘이 나지 않는
상태가 비친 것으로 읽습니다. 나쁜 꿈이 아니라, 잠시 쉬어 가도 좋다는
신호 정도로 여기시면 됩니다.
파도치는 바다 — 감당할 일이 있을 때
파도가 높게 이는 바다, 바위에 물보라가 부서지는 바다는 대체로 감당해야
할 일이 앞에 있다는 쪽으로 봅니다. 여기서도 내가 어디에 서 있었는지가
풀이를 가릅니다.
- 멀찍이 서서 파도를 바라보기만 했다면, 큰일이 있긴 하나 내 일은
아니거나 아직 거리가 있다는 쪽으로 봅니다.
- 파도가 발밑까지 밀려왔는데 무섭지 않았다면, 맞닥뜨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좋게 풀이합니다.
- 파도에 휩쓸려 몸을 가누지 못했다면, 지금 벅차다고 느끼시는 일이
있다는 신호로 읽습니다.
마지막 경우도 겁내실 것은 없습니다. 옛 풀이도 "나쁜 일이 온다" 가 아니라
"혼자 다 지려 하지 말라" 는 쪽으로 일러 왔습니다.
바다에 들어가는 꿈 — 뛰어드는 마음
바다에 발을 담그거나 헤엄치는 꿈은 새로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마음과
이어 붙여 왔습니다. 물이 시원하고 몸이 가벼웠다면 좋은 쪽으로 봅니다.
반대로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아 겁이 났다거나, 아무리 헤엄쳐도 뭍이
가까워지지 않는 꿈이라면 시작해 놓은 일의 끝이 보이지 않아 마음이
지치셨다는 쪽으로 읽습니다. 물속으로 깊이 가라앉았다가 다시 떠오르는
꿈은 오히려 좋게 보는 풀이가 많습니다. 한 번 가라앉았다 올라오는 것을
고비를 넘긴 것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배를 타는 꿈 — 누구와 함께 가는가
배를 타는 꿈에서는 배의 상태와 함께 탄 사람을 눈여겨봅니다.
튼튼한 배를 타고 순하게 나아가는 꿈은 도와주는 사람이 있고 방향이
맞다는 쪽으로 봅니다. 큰 배일수록 좋게 여겨 왔습니다.
배가 흔들리거나 물이 새어 드는 꿈이라면, 함께 하는 일에 손볼 데가
있다는 신호로 읽습니다. 배가 항구에 닿는 꿈은 한 매듭이 지어진다는 뜻으로,
반대로 배를 놓치는 꿈은 때를 놓칠까 조바심 내시는 마음이 비친 것으로
풀이해 왔습니다.
바닷가에서 무언가를 줍는 꿈
모래밭에서 조개나 반짝이는 것을 줍는 꿈, 그물에 고기가 걸려 올라오는
꿈은 예부터 얻는 것이 있다는 쪽으로 봐 왔습니다. 손에 쥐고 놓지 않았다면
더 좋게 여깁니다. 다만 주웠다가 도로 흘리거나 파도에 쓸려 갔다면,
아쉬움이 남은 일이 마음에 걸려 있다는 정도로 읽습니다.
바다 꿈, 장면별로 정리하면
| 꿈에서 본 것 | 대체로 보는 뜻 |
|---|---|
| 잔잔한 수평선 | 순조로움, 마음이 가라앉은 상태 |
| 높은 파도 | 감당할 일. 무섭지 않았다면 준비가 되었다고 봅니다 |
| 밀물 | 들어오는 것, 때가 다가옴 |
| 썰물 | 물러나는 것, 잠시 쉬어 가는 때 |
| 헤엄치는 나 | 시작한 일에 몸을 담근 상태 |
| 큰 배 | 함께 가는 일. 든든한 뒷배로 봅니다 |
| 등대 | 방향을 일러 주는 사람이나 기준 |
| 안개 낀 바다 | 앞이 아직 정해지지 않음 |
적으실 때 이렇게 해 보세요
꿈에 나온 것들을 하나씩 찾아 풀이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자세히 적어
주실수록 읽어 낼 수 있는 것이 많아집니다.
같은 바다 꿈이라도 이만큼 달라집니다.
바다 꿈을 꿨습니다.
이렇게 적으시면 '바다' 한 가지만 남습니다.
안개가 옅게 낀 새벽 바다에서 작은 배를 타고 있었어요.
파도가 제법 높았는데 이상하게 무섭지는 않았고, 멀리 등대 불빛이 보였습니다.
이렇게 적으시면 안개, 새벽, 배, 높은 파도, 두렵지 않았던 마음, 등대까지
짚을 수 있습니다. 바다 꿈은 특히 그때의 기분을 한 줄 적어 주시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
여기 적은 것도 하나의 풀이일 뿐입니다. 해몽은 책마다 다르고,
그 꿈을 꾼 분의 사정을 빼놓고는 읽을 수 없습니다.
저희는 해몽을 점괘가 아니라 자기 마음을 한 번 들여다보는 계기로
여깁니다. 파도에 휩쓸리는 꿈을 꾸셨다고 해서 나쁜 일이 오는 것이 아니고,
잔잔한 바다를 보셨다고 해서 가만히 계셔도 일이 풀리지는 않습니다.
드리는 숫자에도 같은 말씀을 드립니다. 옛 풀이를 옮긴 것일 뿐
어떤 것도 약속하지 않습니다. 가벼운 덤으로 여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바다 소리가 아직 귀에 남아 있으시다면 지금 적어 보세요.
잠에서 깬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가 가장 또렷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