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가 나오는 꿈은 참 흔합니다. 낚시를 해 본 적 없는 분도 꿈에서는 손으로 물고기를 덥석 잡으시고, 어항 속 물고기를 한참 들여다보다 깨기도 하십니다. 그만큼 오래된 꿈이라 옛 풀이도 갈래가 많습니다.
먼저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물고기 꿈은 물고기만 보아서는 풀이가 잘 안 됩니다. 물이 어땠는지, 물고기가 얼마나 컸는지, 그리고 내가 그 물고기를 어떻게 했는지 이 세 가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물은 예부터 마음이나 형편을 뜻했고, 물고기는 그 안에서 건져 올리는 것을 뜻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물고기라도 맑은 물에서 잡았는지 흙탕물에서 잡았는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물고기를 잡은 꿈
손으로 잡았든 낚시로 낚았든 그물로 건졌든, 잡는 꿈은 예부터 좋은 쪽으로 풀이해 왔습니다. 물속에 있던 것, 즉 아직 내 것이 아니던 것이 내 손에 들어왔다는 뜻이니까요. 애써 준비해 온 일이 결실을 맺는 자리로 보았습니다.
다만 잡은 뒤에 무엇을 했는지도 보았습니다. 품에 안거나 집으로 가져왔다면 마무리까지 된 꿈으로 보았고, 잡아 놓고 도로 놓아주었다면 마음 한편에 미련이나 망설임이 남아 있는 것으로 읽었습니다. 잡았는데 손에서 자꾸 미끄러졌다면 요즘 일이 뜻대로 잘 잡히지 않아 답답하시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물고기를 놓친 꿈
가장 아쉬운 꿈이고, 또 그래서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꿈입니다. 다 잡았다 싶었는데 파닥거리며 물속으로 돌아갔다, 낚싯줄이 끊어졌다 하는 이야기지요.
옛 풀이에서는 이것을 "일이 틀어진다"고 못 박지 않았습니다. 아직 마무리가 덜 된 일이 있다는 정도로 읽었습니다. 놓치고 나서 몹시 분했다면 그 일에 마음을 많이 쏟고 계신 것이고, 대수롭지 않았다면 실은 그리 원하던 일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겁내실 것 없이 "내가 요즘 무엇을 붙잡으려 하고 있나" 하고 한 번 물어보시면 됩니다.
큰 물고기를 본 꿈
몸집이 유난히 큰 물고기가 나오는 꿈은 예부터 눈여겨보았습니다. 크기는 곧 일의 크기로 읽었기 때문입니다. 큰 물고기를 보기만 했다면 큰일이 눈앞에 와 있으나 아직 내 손에 들어오지는 않은 때로 보았고, 그것을 힘겹게 끌어 올렸다면 감당할 만한 힘이 나에게 있다고 보았습니다.
큰 물고기가 물속에서 조용히 헤엄치는 모습은 때를 기다리는 자리로 읽었습니다. 반대로 물 밖으로 튀어 올라 파닥거렸다면 감춰져 있던 일이 겉으로 드러나는 때로 보았습니다. 물고기가 죽어 물 위에 떠 있었다면 한 시절이 마무리된 자리로 풀어 왔고, 이것도 나쁜 일의 예고라기보다 "그만 놓아도 된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물고기 떼를 본 꿈
한 마리가 아니라 떼로 몰려다니는 꿈입니다. 옛 어른들은 이를 "일이 여럿"이라고 풀었습니다. 좋은 쪽으로는 여러 갈래로 길이 열린다는 뜻이고, 마음에 걸리는 쪽으로는 챙길 일이 한꺼번에 몰려 있다는 뜻입니다.
이때는 그 무리를 보는 내 기분이 가장 정직한 실마리가 됩니다. 반짝이는 물결이 그득해 보였다면 앞쪽 풀이에, 정신이 없고 어지러웠다면 뒤쪽 풀이에 가깝습니다. 물이 맑았다면 정리가 잘 되어 가는 때로, 흙탕물이었다면 아직 갈피가 잡히지 않은 때로 보았습니다.
상황별로 정리하면
| 꿈속 상황 | 예부터 전해 온 풀이 |
|---|---|
| 맑은 물에서 물고기를 잡음 | 준비해 온 일이 결실을 맺는 자리로 보았습니다 |
| 잡아서 집으로 가져옴 | 마무리까지 지어진 꿈으로 읽었습니다 |
| 잡았다가 놓아줌 | 미련이나 망설임이 남아 있다고 보았습니다 |
| 손에서 미끄러져 놓침 | 아직 마무리가 덜 된 일이 있다는 뜻으로 보았습니다 |
| 큰 물고기를 보기만 함 | 큰일이 눈앞에 있으나 아직 내 손 밖이라 읽었습니다 |
| 큰 물고기를 끌어 올림 | 감당할 힘이 나에게 있다고 보았습니다 |
| 물고기가 물 밖으로 튀어 오름 | 감춰져 있던 일이 드러나는 때로 풀었습니다 |
| 물고기 떼가 몰려다님 | 일이 여럿 겹친 때로 보았습니다 |
| 흙탕물 속 물고기 | 아직 갈피가 잡히지 않은 때로 읽었습니다 |
꿈을 적으실 때의 요령
해몽은 적어 주신 내용만큼 자세해집니다. 짧게 적으시면 짧은 답만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짧게 적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물고기 잡는 꿈 꿨어요.
이렇게만 적으시면 "잡는 꿈은 좋게 보았습니다" 정도에서 멈춥니다.
같은 꿈을 이렇게 적어 보시면 어떨까요.
시골 개울에서 발을 담그고 있었는데 물이 아주 맑아서 바닥 돌까지 보였습니다. 팔뚝만 한 물고기가 제 다리 사이로 지나가길래 두 손으로 덥석 잡았습니다. 힘이 세서 놓칠 뻔했는데 끝내 안아 들었고, 집에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하다가 깼습니다. 깨고 나서도 손에 그 무게가 남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장소, 물의 상태, 물고기의 크기, 내가 한 행동, 깨고 나서의 기분까지 들어 있습니다. 이 정도면 훨씬 결이 맞는 이야기를 드릴 수 있습니다. 글을 잘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본 대로만 적어 주시면 됩니다.
마무리하며
물고기 꿈은 예부터 좋은 쪽으로 이야기되어 온 꿈이라, 꾸고 나면 기대가 커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해몽은 앞일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닙니다. 옛사람들이 같은 꿈을 어떻게 풀어 왔는지를 전해 드리고, 그것을 실마리 삼아 내가 요즘 무엇을 건져 올리려 애쓰고 있는지 들여다보시라는 것입니다.
꿈에서 찾은 숫자를 함께 알려 드리기도 합니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재미로 보시는 것이고 어떤 결과도 약속드리지 않습니다. 오늘은 꿈보다 오늘의 나를 한 번 더 살펴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