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물과 더불어 꿈에 가장 자주 나오는 것으로 꼽혀 왔습니다. 옛 해몽에서
집을 두고 여러 쪽을 쓴 까닭이 있습니다. 집은 사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나 자신을 담고 있는 그릇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집 꿈은
살림살이나 재물뿐 아니라 요즘 내 마음 상태를 함께 비추는 것으로 풀이합니다.
다만 "집 꿈을 꿨다" 는 말만으로는 해몽이 어렵습니다. 새로 지은 집과
무너지는 집은 아예 다른 꿈입니다. 떠올리실 때 이 세 가지를 먼저
짚어 보세요.
- 그 집이 새집이었는지, 낡은 집이었는지, 살던 옛집이었는지
- 내가 그 집에 들어갔는지, 나왔는지, 밖에서 바라보기만 했는지
- 집이 온전했는지, 어딘가 허물어져 있었는지
새집 · 이사하는 꿈 — 자리를 옮기는 때
깨끗한 새집에 들어가거나 이사하는 꿈은 예부터 좋은 쪽으로 풀이해
왔습니다. 자리를 옮긴다는 것은 형편이 바뀐다는 뜻이니, 하는 일이
한 단계 나아가거나 새 일이 들어온다고 보았습니다.
방이 넓고 볕이 잘 들었다면 더 좋게 봅니다. 반대로 새집인데 어딘가
비좁고 답답했다면, 옮겨 갈 자리는 정해졌으나 마음이 아직 편치 않다는
쪽으로 읽습니다.
이사 꿈은 실제로 이직이나 이사를 앞두고 계신 분들이 자주 꾸십니다.
낮에 고민하던 것이 밤에 그대로 나타난 것이니, 지나치게 의미를 붙이기보다
'마음이 이미 그쪽으로 기울어 있구나' 하고 헤아려 보시면 됩니다.
옛집 · 어릴 적 살던 집이 나오는 꿈
가장 마음에 오래 남는 꿈입니다. 어릴 적 살던 집, 지금은 없어진 집,
고향 마당이 꿈에 나오는 경우입니다. 깨고 나면 그리움과 서운함이
뒤섞여 한참 멍하니 앉아 계셨다는 분이 많습니다.
옛 풀이에서는 이런 꿈을 뿌리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비친 것으로
보았습니다. 요즘 지쳐 있거나, 기댈 데가 마땅치 않을 때 자주 찾아옵니다.
옛집에서 누군가를 만났다면 그 사람과 얽힌 마음을, 집이 텅 비어 있었다면
허전함을 짚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나쁜 꿈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스로를 다독이는 꿈에 가깝습니다.
무너지는 집 · 금이 간 집
기둥이 기울거나 벽에 금이 가거나 지붕이 내려앉는 꿈은 놀라서 깨는
경우가 많습니다. 겁이 나는 꿈이지만, "나쁜 일이 생긴다" 는 식으로
읽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집은 나를 담은 그릇이라 했으니, 그 그릇이 흔들렸다는 것은 요즘 감당하는
것이 버겁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일이 몰렸거나, 몸이 지쳤거나, 오래
미뤄 둔 일이 마음 한구석에 걸려 있을 때 이런 꿈이 자주 찾아옵니다.
옛 해몽 가운데는 헌 집이 무너진 자리에 새로 짓는 꿈을 묵은 것을 헐고
새로 시작한다는 좋은 쪽으로 읽은 대목도 있습니다. 무너진 뒤에 무엇이
있었는지까지 떠올려 보시면 풀이가 훨씬 또렷해집니다.
빈집 · 문이 열리지 않는 집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을 헤매거나, 내 집인데 문이 열리지 않거나, 열쇠를
잃어 들어가지 못하는 꿈이 있습니다.
이런 꿈은 돌아갈 자리를 찾고 있다는 쪽으로 풀이해 왔습니다. 마음
둘 데가 마땅치 않거나, 하던 일에서 자기 자리를 잃었다고 느끼실 때
자주 나타납니다. 문이 끝내 열렸는지, 안 열린 채로 깨었는지도 함께
떠올려 보세요. 열렸다면 실마리가 잡히는 쪽으로 읽습니다.
집을 고치는 꿈 · 짓는 꿈
집을 새로 짓거나 고치는 꿈은 대체로 좋게 봅니다. 손보고 있다는 것은
아직 손댈 여지가 있다는 뜻이니, 하던 일이 자리를 잡아 간다는 쪽으로
풀이했습니다. 다만 고쳐도 고쳐도 끝이 없는 꿈이라면 벌여 놓은 일이
많다는 신호로 읽습니다.
집의 어느 자리가 나왔는지에 따라
| 꿈에 나온 것 | 대체로 보는 뜻 |
|---|---|
| 대문 | 드나드는 길, 새로 들어올 일. 활짝 열렸다면 좋게 봅니다 |
| 안방 | 집안의 중심, 살림의 형편 |
| 부엌 | 먹고사는 일. 불이 잘 붙었다면 무난하게 봅니다 |
| 마당 | 밖으로 펼치는 일, 사람과의 자리 |
| 지붕 | 나를 덮어 주는 것. 새거나 내려앉으면 부담으로 봅니다 |
| 계단 | 오르내리는 과정. 올랐다면 나아간다고 봅니다 |
| 창문 | 바깥을 내다보는 마음. 막혀 있으면 답답함으로 읽습니다 |
| 지하실 · 헛간 | 아직 꺼내지 않은 마음, 묵혀 둔 일 |
적으실 때 이렇게 해 보세요
적어 주신 글에서 꿈에 나온 것들을 찾아 하나씩 풀이합니다.
두세 문장만 더 적으셔도 결과가 꽤 달라집니다.
같은 집 꿈이라도 이만큼 달라집니다.
집 꿈을 꿨습니다.
이렇게 적으시면 '집' 한 가지만 남습니다.
어릴 때 살던 기와집 마당에 서 있었어요. 대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안방에는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들어가 보려다가 그냥 돌아섰어요.
이렇게 적으시면 옛집, 마당, 대문, 안방, 꺼진 불, 돌아선 행동까지
모두 짚을 수 있습니다. "무서웠다", "그립고 서운했다" 같은 기분도
한 줄 적어 주시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
여기 적은 풀이가 전부는 아닙니다. 옛 책끼리도 어긋나고, 무엇보다
꾸신 분의 요즘 사정에 따라 다르게 읽힙니다.
집이 무너지는 꿈을 꾸셨다고 해서 실제로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요즘 어깨에 얹힌 것이 무거우신지, 며칠 잠은 잘 주무셨는지
돌아보시는 계기로 삼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해몽을 점괘가 아니라
자기 마음을 한 번 들여다보는 계기로 여깁니다.
함께 알려 드리는 숫자도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옛 풀이에 기대어 옮긴 것이라
어떤 결과도 약속하지 않습니다. 오늘 꾼 꿈에 붙은 덤입니다.
기억이 남아 있는 동안 적어 두시기를 권합니다.
하루만 지나도 대부분 흐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