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나오는 꿈, 옛 어른들은 이렇게 보셨습니다

관리자 · 2026-09-17 00:09 · 조회 3

돼지 꿈을 꾸고 나면 괜히 하루가 들뜨지요. "돼지 꿈 꿨다" 하면 주변에서 한마디씩 거드는 것도 우리에게는 익숙한 풍경입니다. 그만큼 돼지는 우리 옛이야기에서 오래도록 좋은 짐승으로 대접받아 왔습니다.

돼지를 좋게 본 데에는 까닭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집에서 돼지를 기르는 일이 곧 살림의 밑천이었습니다. 새끼를 많이 낳고, 남은 음식을 먹여도 잘 자라고, 잔치가 있으면 그 집 형편을 보여 주는 짐승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돼지는 자연스럽게 넉넉함과 불어남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여기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옛 풀이가 그렇다는 것이지, 돼지 꿈을 꾸면 돈이 들어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 글도 옛사람들이 전해 온 이야기를 그대로 전해 드리는 자리로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돼지를 안거나 품은 꿈

돼지 꿈 중에서도 예부터 가장 좋게 본 것이 돼지를 품에 안는 꿈입니다. 안았다는 것은 내가 그것을 받아들였다는 뜻이니까요. 돼지가 스스로 다가와 안겼다면 더 좋게 보았고, 무겁고 따뜻했다는 느낌이 남아 있다면 그 기운이 실하다고 풀었습니다.

비슷한 갈래로 돼지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꿈, 내 방까지 따라 들어오는 꿈이 있습니다. 모두 내 자리로 들어왔다는 점에서 같은 결로 보았습니다. 옛 어른들은 이런 꿈을 두고 오래 준비해 온 일에 좋은 기별이 드는 자리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돼지를 쫓아다닌 꿈

돼지를 잡으려고 뛰어다녔는데 결국 놓쳤다면, 아쉬움이 남는 꿈입니다. 옛 풀이에서는 눈앞까지 왔던 기회가 한 번 비껴간다는 뜻으로 보았습니다. 그렇다고 겁내실 일은 아닙니다. 놓친 것이 아니라 아직 붙잡지 못한 것이라고 읽으시는 편이 맞습니다.

반대로 한참 쫓다가 결국 붙잡았다면, 힘은 들지만 끝내 손에 쥐는 꿈으로 보았습니다. 애를 많이 썼는지, 쉽게 잡았는지도 눈여겨보시면 좋습니다. 꿈속에서 들인 힘은 대개 요즘 내가 어떤 일에 애쓰고 있는지를 그대로 비춥니다.

돼지가 나를 피해 달아나기만 했다면, 지금 마음이 조급하다는 신호로 읽어 왔습니다. 무언가를 빨리 매듭짓고 싶은 마음이 그런 모습으로 비친 것이지요.

새끼돼지가 나온 꿈

어미 돼지가 새끼를 여러 마리 거느리고 있는 모습은 예부터 아주 좋게 보았습니다. 불어나고 늘어난다는 뜻이 그대로 담겨 있으니까요. 새끼돼지를 한 마리 골라 안았다면 여럿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일, 여러 갈래 중에 길을 정하는 일과 엮어서 풀기도 했습니다.

다만 새끼가 약해 보이거나 앓는 모습이었다면, 이제 막 시작한 일에 마음이 쓰인다는 뜻으로 보았습니다. 나쁜 일이 생긴다는 뜻이 아니라, 아직 여린 것을 걱정하는 내 마음이 비쳤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진창에 뒹구는 돼지, 이른바 똥돼지 꿈

돼지가 진흙이나 더러운 곳에서 뒹굴고 있었다고 해서 나쁘게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옛 풀이에서는 이런 쪽을 더 실하게 여겼습니다. 더러운 것과 얽힌 꿈은 대체로 넉넉함으로 풀어 온 우리 옛 습관 때문입니다. 돼지에 진흙이 잔뜩 묻어 있었다, 냄새가 났다 — 이런 것은 흠이 아니라 오히려 기운이 짙다고 보았습니다.

꺼림칙하셨다면 그 기분만 따로 기억해 두시면 됩니다. 꿈속 기분은 풀이의 방향을 잡아 주는 좋은 실마리가 되니까요.

상황별로 정리하면

꿈속 상황예부터 전해 온 풀이
돼지를 품에 안음가장 실하게 본 꿈으로, 받아들이는 자리로 풀었습니다
돼지가 집에 들어옴내 자리에 좋은 기별이 드는 꿈으로 보았습니다
쫓았지만 놓침눈앞까지 온 것이 한 번 비껴가는 때로 보았습니다
쫓아서 붙잡음애는 쓰지만 끝내 손에 쥐는 꿈으로 풀었습니다
돼지가 나를 피해 달아남마음이 조급한 때라는 신호로 읽었습니다
새끼돼지 여러 마리불어나고 늘어나는 것으로 아주 좋게 보았습니다
진흙투성이 돼지흠이 아니라 기운이 짙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돼지가 말을 걸어옴꼭 새겨들으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풀었습니다
돼지를 잡아 나눠 줌얻은 것을 주변과 나누는 자리로 보았습니다

꿈을 적으실 때의 요령

돼지 꿈은 특히 세부가 많은 꿈입니다. 크기, 색, 마릿수, 내가 한 행동에 따라 풀이가 갈리니 조금만 더 적어 주시면 훨씬 결이 맞는 이야기를 드릴 수 있습니다.

짧게 적은 예입니다.

돼지 꿈 꿨습니다.

이렇게 적으시면 "돼지는 예부터 넉넉함으로 보았습니다" 정도에서 이야기가 끝납니다.

같은 꿈을 이렇게 적어 보시면 어떨까요.

아침에 문을 열었더니 살이 통통하게 오른 분홍 돼지 한 마리가 마당에 앉아 있었습니다. 제가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제 다리에 몸을 비볐습니다. 안아 보려니까 꽤 무거웠고 따뜻했습니다. 마당 구석에는 새끼 세 마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깨고 나서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무엇을 봤는지, 무엇을 했는지, 그때 기분이 어땠는지 — 이 세 가지만 들어가면 충분합니다. 글솜씨는 전혀 필요 없습니다. 본 대로만 적어 주세요.

마무리하며

돼지 꿈을 꾸셨다고 무엇이 꼭 이루어진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 옛사람들이 이 꿈을 왜 그렇게 반겼는지, 그 마음은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넉넉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 짐승 한 마리에 담겨 오랫동안 이야기로 남은 것이니까요.

꿈에서 찾은 숫자를 함께 알려 드리기도 합니다만, 그것은 재미로 보시는 것이고 어떤 결과도 약속드리지 않습니다. 해몽은 정답이 아니라 내 마음을 한 번 들여다보는 계기입니다. 돼지 꿈을 꾸고 기분이 좋으셨다면, 그 좋은 기분 하나로도 오늘은 충분히 값진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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