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째 똑같은 꿈을 꿔요."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시험장에 앉았는데
답을 하나도 모르는 꿈, 학교나 예전 직장에 다시 가 있는 꿈, 길을 잃고
헤매는 꿈, 이가 빠지는 꿈, 무언가에 쫓기는 꿈… 사람마다 자기만의
'단골 꿈' 이 하나씩은 있습니다.
되풀이되는 꿈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아주 흔합니다. 그리고 옛 풀이에서도
이런 꿈을 나쁜 징조로 보기보다,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은 것이 있다는
표시로 읽어 왔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조금 나눠 보려고 합니다.
왜 같은 꿈이 자꾸 돌아올까
되풀이되는 꿈에는 대체로 이런 사정이 깔려 있다고 봅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 있을 때
마음에 걸린 일은 좀처럼 흩어지지 않습니다. 낮에는 다른 일에 밀려
잊고 지내다가도, 잠들면 다시 올라옵니다. 그것이 매번 비슷한 장면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시험 꿈이 대표적입니다. 학교를 떠난 지 오래인 분들도
평가받는 자리에 서면 그 꿈이 다시 찾아온다고들 하십니다.
같은 모양의 상황이 되풀이될 때
꿈이 되풀이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같은 모양의 일이 되풀이되고 있어서
같은 꿈이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리를 옮겨도 비슷한 사람과 부딪히고,
비슷한 대목에서 지친다면, 꿈이 그 무늬를 그대로 따라 그립니다.
마음이 눌려 있을 때
쫓기는 꿈, 떨어지는 꿈, 소리를 지르려는데 나오지 않는 꿈은 대체로
힘이 부친다고 느끼실 때 잦아집니다. 일이 몰렸거나, 잠이 얕거나,
오래 긴장한 채 지내신 시기와 겹치는 일이 많습니다.
잊고 싶은 장면이 남아 있을 때
놀랐거나 아팠던 일은 한참 뒤에도 꿈으로 돌아오곤 합니다. 이것은
마음이 고장 난 것이 아니라, 아직 그 일을 다 소화하지 못했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장면이 흐려지고 빈도가 줄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되풀이되는 꿈, 어디를 봐야 하나
같은 꿈이라고 하셔도 매번 똑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조금씩 달라지는
대목에 읽을 거리가 있습니다.
- 꿈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 그 무렵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 어떤 시기에 잦아지는지 — 바쁠 때인지, 혼자 있는 때인지
- 꿈의 끝이 달라지는지 — 예전엔 붙잡혔는데 요즘은 도망치는지
- 깨고 난 뒤의 기분이 달라지는지
특히 꿈의 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면, 그것은 좋은 신호로 봅니다.
옛 풀이에서도 쫓기다가 돌아서서 마주 보는 꿈은 고비를 넘긴 것으로
여겨 왔습니다.
자주 되풀이되는 꿈들
| 되풀이되는 꿈 | 대체로 이렇게 읽어 왔습니다 |
|---|---|
| 시험 보는 꿈 | 평가받는 자리에 대한 부담 |
| 학교·옛 직장에 돌아가 있는 꿈 | 그 시절에 남겨 둔 아쉬움 |
| 쫓기는 꿈 | 미뤄 둔 일, 피하고 싶은 것 |
| 길을 잃는 꿈 | 아직 정하지 못한 갈림길 |
| 이가 빠지는 꿈 | 잃을까 걱정하는 마음. 예부터 조심하는 꿈으로 봅니다 |
| 떨어지는 꿈 | 딛고 선 자리가 불안하게 느껴질 때 |
| 늦는 꿈 (차를 놓침) | 때를 놓칠까 하는 조바심 |
| 말이 나오지 않는 꿈 | 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계실 때 |
되풀이되는 꿈을 다루는 요령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오래 전해 온 이야기와 겪어 보신
분들의 말씀을 모으면 이 정도입니다.
적어 두시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머릿속에만 두면 매번 같은 꿈처럼
느껴지지만, 적어 놓고 보면 조금씩 다릅니다. 그 차이가 실마리가 됩니다.
누군가에게 말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옛 어른들이 궂은 꿈을
꾸면 아침에 식구들에게 이야기하게 한 것도 같은 뜻이었을 것입니다.
입 밖에 내고 나면 무게가 줄어듭니다.
잠자리를 손보시는 것도 생각보다 큰 몫을 합니다. 늦게까지 화면을
보시거나, 자기 전에 마음 쓰이는 일을 붙들고 계시면 꿈이 어수선해집니다.
힘이 드실 때는
여기까지는 대체로 편하게 넘기실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같은 악몽이 오랫동안 이어져서 잠자리에 드는 것이 두려워지거나,
낮 생활이 힘들어지는 정도라면 혼자 견디지 마시고 전문가와 한번
이야기 나눠 보시기를 권합니다. 큰일이라서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발목을 오래 절면 병원에 가 보듯, 잠이 오래 불편하면 상의해 볼 데가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입니다. 해몽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적으실 때 이렇게 해 보세요
되풀이되는 꿈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적어 두실 때 가장 잘 보입니다.
꿀 때마다 짧게라도 남겨 두시면 달라지는 대목이 드러납니다.
또 그 꿈 꿨어요.
이렇게 적으시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오늘도 시험 보는 꿈을 꿨는데, 이번엔 교실이 예전 집이었어요.
답을 몰라 당황한 건 똑같았지만 종이 치기 전에 그냥 나와 버렸습니다.
깨고 나서는 예전만큼 답답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적으시면 바뀐 자리, 달라진 끝, 나아진 기분까지 남습니다.
같은 꿈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
되풀이되는 꿈은 나쁜 징조가 아닙니다. 옛 풀이에서도 이런 꿈은
겁줄 일이 아니라 눈여겨볼 일로 여겨 왔습니다. 자꾸 돌아오는 것은
아직 다 들여다보지 않은 것이 남아 있다는 뜻이고, 다 들여다보고 나면
대개 조용해집니다.
저희는 해몽을 점괘가 아니라 자기 마음을 한 번 들여다보는 계기로
여깁니다. 같은 꿈을 여러 해 꾸셨다고 해서 나쁜 일이 예정된 것이 아니고,
꿈이 그쳤다고 해서 마음의 일이 저절로 정리되는 것도 아닙니다.
함께 알려 드리는 숫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꿈에 나온 것들을 옛 풀이에 따라
숫자로 옮겨 본 것일 뿐, 어떤 결과도 약속하지 않습니다.
그저 오늘 꾼 꿈에 붙은 작은 덤으로 여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밤에도 그 꿈을 꾸신다면, 깨자마자 한 줄만 적어 보세요.
그 한 줄이 쌓이면 꿈이 하고 싶었던 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